윤여정 수상소감 논란, 이슈? 미나리, 수상소감

‘고상한 척한다’(snobbish)고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아서 더 기쁘고 영광이네요.”

배우 윤여정의 말에 ‘고상한’ 영국인들마저 ‘빵’ 터졌다. 윤여정이 또 한번 재치 있는 수상 소감으로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영국영화티브이예술아카데미(BAFTA)는 11일(현지시각)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열어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국 배우는 물론 아시아 배우로서도 첫 수상이다.





윤여정은 화상을 통해 영어로 전한 수상 소감에서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보로 지명돼 영광입니다”라고 했다가 “아니, 이제 수상을 했군요”라고 고쳐 말하며 얼떨떨한 심경을 내비쳤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한 그는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척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좋은 배우로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입니다”라고 익살스러운 소감을 전해 시상식을 지켜보던 이들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영상 갈무리.

외신들은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특별히 주목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윤여정이 농담처럼 한 수상 소감이 웃음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윤여정의 발언에 시청자들이 대단히 즐거워했다. 트위터에선 그의 수상 소감 장면이 화제가 되고 있으며, 영화감독 에드거 라이트도 트위터에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윤여정에게 수상 소감과 관련해 “그다지 칭찬은 아닌, (그러나 꽤나 정확한) 시각이 개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를 물었고, 윤여정은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그들이 고상한 척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영국 아카데미 트위터 갈무리.

윤여정이 일주일 전 미국배우조합상을 받은 데 이어 이날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으면서 오는 25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아카데미상은 영국·미국 영화 구분 없이 수상작·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미국 아카데미상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나리>의 미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를 정확하게 예측한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는 현재 윤여정을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고 있으며,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버라이어티> 또한 윤여정을 두고 “영국 아카데미 수상자가 오스카에서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미나리>는 이날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캐스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다른 부문에선 수상하지 못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2018년 외국어영화상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지난해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작품상과 감독상은 <노매드랜드>와 이 영화를 연출한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가 남우주연상을, <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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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90678.html#csidxc397be6def8b806a209854fb3178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