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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에서 한부모가정으로 바뀌는 변화가 아동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부모가정 아동은 평균과 견줘 학업계획 역량은 다소 떨어졌지만 도리어 주의집중력은 또래보다 높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인경 연구위원이 13일 발표한 ‘양부모가족에서 한부모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와 아동의 발달’ 보고서를 보면, 부모의 사별·이혼 등으로 한부모가정이 된 아동은 평균 수준보다 학습시간 관리 역량은 8.5% 하락하는 반면, 주의집중은 14.4%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건강, 자아인식, 삶의 만족도, 학교적응 등 다른 아동발달척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부모가정의 아이는 발달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차별적 시선이 여전히 강하지만, 이러한 편견이 실제와는 크게 다르다는 결과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한부모가정은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통계청 인구 총조사를 보면, 미혼자녀를 둔 가구 가운데 19.9%는 한부모가정이다. 한부모가정은 미혼, 배우자와 사별·이혼, 배우자 가출·군 복무·복역 등으로 모자가족·부자가족이 된 경우를 말한다. 한부모가족지원법 상 (외)조부모 가운데 한명이 홀로 양육하거나 조부모가 함께 양육하더라도 그중 1명이 65살 이상이 된 ‘조손가족’도 한부모가정에 포함된다.
한부모가정 아동의 눈에 띄는 주의집중력 개선은 고질적인 부모의 갈등에서 벗어나면서 나타난 긍정적 효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아동이 한부모가족이 되면서 고질적인 부모 갈등에서 탈피하고 양육에 좀 더 책임감을 지니는 보호자와 함께 살면서 주의집중력이 개선되었을 수 있다”며 “부모가 심각하고 반복적인 갈등을 겪더라도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녀에게 좋다는 통상적 인식과 다른 결과”라고 밝혔다.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 한부모가정 아이는 ‘학습시간 관리 역량’이 평균 수준보다 떨어졌는데, 보고서는 생계를 책임지는 한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학업 시간 관리와 연관된 ‘자기 조절력’은 보호자의 역할 수행이 뒷받침될 때 발휘되는 탓이다. 김 연구위원은 “같은 소득을 벌려면 양부모보다 한부모가 더 장시간 일해야 하고 한부모는 가사와 육아 부담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하면 자녀의 하교 후 학습에 도움을 주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8년 한부모실태조사 결과, 자녀가 돌봐주는 어른 없이 보내는 시간이 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 한부모는 45.1%, 중학생 한부모는 54.3%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한부모가정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한부모가정 가사지원 서비스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생계를 책임진 한부모가 과도한 가사부담으로 고통을 호소하면 아동은 보호자와 학업 관리 등의 고민을 나누기 어렵게 된다”며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한부모가족에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 밖에도 한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을 통해 2010년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 2016년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기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다. 양부모가족에 속했다가 한부모가족으로 바뀐 아동과, 한부모가족이 될 확률은 유사하지만 양부모가족에 속한 아동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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