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초근 2주일 안에 자해나 자살을 생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적극적인 심리방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트라우마학회는 지난 5월 2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13~18세 청소년 57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청소년의 14.2%가 중등도 이상의 우울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우울의 정도를 ‘경도 우울’, ‘중등도 우울’, ‘심한 우울’ 등으로 구분해 조사했다.
중등도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는 청소년의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성 12.5%, 여성 15.9%로 나타났다. 중·고교별로는 중학생 13.0%, 고등학생 16.3%로 각각 나타났다. 여성과 고교생이 상대적으로 심한 우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회 관계자는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면서 나타난 식습관, 수면, 활력의 변화로 인해 우울 증상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적극적인 심리방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도 우울(21.1%)까지 합하는 경우 우울을 겪는 청소년의 비율은 35.3%로 늘어난다.
또 10.2%의 청소년은 최근 2주 이내에 자해나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11.4%, 여성이 8.9%로 각각 조사됐다. 중·고교별로는 중학생이 7.4%, 고등학생이 13.8%로 각각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안을 겪는 청소년의 비율은 32.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청소년 중 21.4%는 ‘경도 불안’을, 7.0%는 ‘중등도 불안’을, 4.2%는 ‘심한 불안’(4.2%)을 각각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등도 이상의 불안을 겪는 청소년의 비율은 11.2%에 이른다. 중등도 이상 불안의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성은 9.29%, 여성은 13.1%로 나타났다. 중고교별로는 중학생 11.1%, 고등학생 11.3% 등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청소년들의 온라인 활동 시간은 늘고, 신체활동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학업과 관련해 온라인 활동을 한 시간은 하루 평균 5.55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업과 무관한 온라인 활동 시간은 하루 평균 2.99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관련 온라인 활동 빈도나 시간이 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65.1%가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학업과 무관한 온라인 활동의 빈도 및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3.2%가 ‘이전보다 늘었다’고 답했다.
반면 신체활동량의 변화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 청소년의 67.5%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학회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정상적 등교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상당수 청소년의 학업과 무관한 온라인활동은 늘어나고, 신체활동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온라인활동과 신체활동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