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잡다한 세상 소식

페니미즘 젠더갈등 혐오정치? 안티페미니즘? 남녀 갈등

728x90
반응형
일부 정치인들이 4·7 재보궐 선거 결과 20대 남성 표가 대거 국민의힘으로 몰린 이유로 ‘페미니즘’을 지목하고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대해 시민단체가 “혐오의 정치”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16일 ‘정치권은 시대착오적인 안티페미니즘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여세연은 “20대 여성의 15%가 제3 후보에 투표했다는 출구조사 결과는 성평등 정치 실현에 대한 여성 청년들의 열망을 드러냄에도 정치인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한 20대 남성의 70%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20대 남성의 70%가 안티 페미니스트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정치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젠더 갈등’이라고 이름 붙이며 혐오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 경향신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경향신문 자료사진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보선 결과를 놓고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성 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 갈라치기를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썼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0대 남성이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한 원인 중 하나로 “남녀 갈등”을 꼽으며 “정부가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을 편 것에 대해 남성들은 역차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창진 정의당 부대표는 SNS에 “정부가 여성들을 배려하며 내놓은 각종 정책과 발언들은 보편적 의제로 다가가지 못하고 청년 남성들을 수혜자처럼 취급하고 배제했다”며 “특정 성별을 우대하는 조치를 성평등한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고 썼다.

여세연은 “지지층 이탈의 원인이 페미니즘에 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나 이들은 마치 그러길 바라는 듯 ‘젠더 갈등’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여성주의 운동에 단 한번도 올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연이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성폭력 사건과 그에 대한 대처방식, 낙태죄 폐지 후 법·제도 개선 노력, 소속 의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 차별금지법 제정 외면 등을 보면 민주당이 젠더 이슈를 주요한 의제로 삼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 경향신문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시청 도서관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에게 성평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여세연은 “페미니스트 운동은 가부장적·남성 중심적인 정치에 균열을 내고 성차별과 성폭력을 만드는 구조를 바꾸자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에는 이 열망이 닿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남성 정치인들은 개혁, 혁신, 변화를 외치면서도 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고 오래된 적폐에 올라타는 것을 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남성 정치인들은 연대보다는 분리를, 포용보다는 배제를 택하며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여세연은 이어 “정치권이 쇄신하고 개혁하는 길은 성평등을 제대로 실현하는 시스템과 입법을 마련하는 것이지, 젠더 갈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성평등의 가치를 왜곡하는 게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청년 세대를 위하고 대표하고 싶다면 젠더 갈등을 내세워 갈등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이 처한 불안정한 노동과 성차별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성찰해 대안을 끌어내는 게 정치권의 제대로 된 역할이라는 취지다.
여세연은 “선거 결과를 젠더 갈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청년의 삶을 어렵게 하는 구조의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라며 “현재의 젠더 갈등과 역차별로 불리는 현상을 만든 것은 정치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당신들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