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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2022년 실적 결산]
한전 빼면 순이익 감소폭 1%도 안 돼
투자심리 위축에 증권사도 악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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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파고에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누적 순이익이 27조원(17%)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3조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015760)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대표적 수익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10년 전 수준으로 내리며 우리 경제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시그널들이 감지되면서 올해 1분기까지 기업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2월 결산 상장기업 604개사(금융업 등 제외)의 작년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2814조9183억 원으로, 전년(2319조8841억 원) 대비 21.3%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59조4124억 원으로
같은기간 14.7% 감소했고, 순이익도 131조5148억원으로 17.3% 줄었다. 개별 기준(690개사)으로도 매출 1492조 7292억 원으로 전년보다 11.7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36.01%, 36.21% 줄었다.
덩치는 더 커졌지만 내실은 나빠졌다. 매출이 증가한 것은 인플레이션의 몫이 컸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원자재 값 상승과 이자비용 증가 등 부담이 커지면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5.66%, 4.67%로 전년보다 2.39%포인트, 2.18%포인트 내렸다. 1000원어치 제품을 팔았다고 할 때 원가·인건비 등을 뺀 영업이익은 56원이고 이 중 실제로 손에 쥔 돈은 46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번 코스피 실적 한파는 천문학적 적자를 낸 한국전력의 영향이 컸다. 한전의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은 32조7000억 원이다. 같은기간 순이익도 24조4000억 원 가량 줄며 누적 순이익 하위 1위를 기록했다. 한전을 걷어낸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0.35%에 불과했다. 반대로 누적 순이익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체 순이익 감소폭이 36.33%로 19%포인트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연결매출액 비중이 10.74%다.
매출액은 17개 업종 모두에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운수장비(87.68%), 운수창고업(53.51%) 등 9개 업종에서 증가한 반면 한전이 포함된 전기가스업은 영업이익이 30조원 넘게 빠지면서 적자가 지속됐고, 순이익도 니난해에 이어 마이너스였다. 전기가스업 외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업종은 건설, 철강금속이다. 흑자 기업은 전년보다 35개사 줄어들었고, 적자 기업은 35개사 더 늘었다. 지난해 누적 흑자 기업은 전체의 75.33%인 455개사다. 적자 전환 기업 가운데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3조4333억 원의 손실을 보며 부진이 가장 깊었다. 이어 넷마블(251270)(-9414억 원), 효성화학(298000) (-4482억 원) 순으로 적자가 많았다.
금융사의 실적 부진은 계속됐다.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61%%, 순이익은 7.89% 감소했다. 특히 증권업의 순이익이 반토막(-51.31%) 났다. 주요국의 가파른 긴축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그러나 고금리의 수혜를 받은 은행은 순이익이 14.70% 증가했다.
문제는 올 1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진 수요가 견조해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국면에서 이익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합산 영업이익과 지배주주 순이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공급과잉에 기인한 반도체 수출 감소와 중국 수요부진 영향이 6개월 연속 한국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연결되는 현 상황에서 당장 시장 컨센서스 이상의 실적 호조를 기대하긴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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