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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다한 세상 소식

중고나라 아들 딸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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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을 팝니다”
중고거래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에 지난 1월 이러한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사회적 공분을 샀던 이 글은 피해자의 계정을 도용해 작성된 허위 게시물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은 이 글을 올린 실제 인물의 행방을 쫓았다. 2개월여의 수사 끝에 계정을 가로챈 이들는 중고나라에 상습적으로 허위 판매글을 올려 수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20대 6명으로 확인됐다.

29일 경북경찰청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지게차 등 중고물품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허위 글을 올리고 돈만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A씨(25) 등 6명을 입건해 이중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고나라 사이트에 지게차, 굴삭기, 안마기, 실버바 등을 판다는 허위 글을 올린 후 구매 희망자 47명에게서 3억2057만원을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700만~1000만원대인 중장비 판매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실제 판매를 위해 다른 누리꾼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린 물품 사진을 확보한 뒤, 자신들의 허위 글에 첨부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파악됐다. “물건 값이 고가다”라는 이유로 구매 희망자가 직거래를 희망할 경우에는 안심결제 사이트를 통한 거래를 유도했다.
이때 A씨 등은 가상의 화면을 만들어 마치 안심결제 사이트에서 보낸 것처럼 피해자에게 가짜 메일을 보내 의심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고나라에서 안심결제 거래를 할 경우 구매를 희망하는 이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의 정보가 판매자에게 보내진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A씨 일당은 가짜 메일에 별도의 계좌번호를 적고, 이를 통해 돈을 받아 챙긴 뒤 잠적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 6명은 모두 20대로, 같은 지역에 살던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한 직업 없이 지내던 이들 중 1명이 중고나라에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한 뒤, 다른 이들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난 1월3일 피해자의 계정을 도용해 중고나라 사이트에 ‘아들·딸 팝니다’라는 아동 판매글을 올린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번호와 자녀 사진을 이용해 피해자인 것처럼 글을 게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과거 계정 도용 피해자가 A씨 일당에게서 지게차를 구입하려 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피해자는 직거래를 거부하는 등의 움직임을 통해 사기임을 눈치챘고, 거래는 불발됐다. 이후 피해자는 A씨 등이 자신이 본 것과 같은 중장비 사진으로 계속 판매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섰다.
그는 중고나라에 ‘지게차’라는 단어로 알림을 설정해 관련 글이 게시되면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A씨 일당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에는 “사기일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직거래를 하십시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A씨 등은 범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댓글을 단 피해자에게 보복하기 위해 예전에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 피해자가 카카오톡 프로필에 설정한 아이들 사진 등을 캡처해서 ‘아동 판매 글’에 악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중고물품 사이트에서 구매를 할 경우 가능하면 직거래 방식으로 하되, 어려울 경우 안전결제 방식을 이용하면 된다”면서 “다만 안심결제 사이트에서는 절대 메일을 보내거나 입금을 요구하지 않고, 구매자 스스로만 확인할 수 있는 별도 계좌로 결제하게 돼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 벌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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