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프랜차이즈·대형마트 납품
지난 2일 KBS가 공개한 A 순대 제조업체의 내부 공정 영상에는 공장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이 순대 속에 들어가는 양념 당면과 섞이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KBS '9시 뉴스' 영상 캡처
한 순대공장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생산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해당 제조업체가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분식점 등에도 제품을 납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 KBS는 올해 초 촬영된 '진성푸드'의 내부 공정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공장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이 순대 속에 들어가는 양념 당면과 섞이는 모습이 담겼다. 업체 전 직원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은) 꽝꽝 얼었던 배관인가 어딘가가 녹아서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순대를 찌는 대형 찜기 아래 벌레들이 붙어있는 모습과 순대 껍질에 쓰이는 냉동 돼지 내장을 맨바닥에 깔아 놓고 해동하는 장면도 함께 담겼다.
공개된 또 다른 영상에서는 찰순대, 누드 순대 등 이미 제조된 여러 종류 순대를 한데 갈아 넣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 제보자는 "업체가 판매하기 곤란한 제품을 새 순대의 재료로 사용해 재포장한다"고 주장했다.
진성푸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업체는 2014년부터 죠스떡볶이,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동대문엽기떡볶이, CJ프레시웨이 등에 자사 제품을 납품했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외에 일부 대형마트에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장이 커지자 유통업계는 진성푸드 순대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와 회수에 나섰다. 이날 이마트는 "논란이 된 제품의 판매를 이미 중단했다"며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환불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도 "순대 가공 상품을 납품하는 일부 업체가 논란이 된 제조사의 순대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즉시 판매를 중지하고 수거했고 환불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스쿨푸드는 진성푸드 순대를 납품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스쿨푸드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14년 10월부터 진성푸드 제품을 납품 받았지만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을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성푸드는 지난 3일 논란이 됐던 비위생적 순대 제조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진성푸드 홈페이지 캡처
한편 진성푸드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진성푸드 측은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방송 내용은 과거에 근무했던 직원의 불미스러운 퇴사로 앙심을 품고 악의적인 제보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천장에서 흐른 물이 떨어지는 장면에 대해서는 "지난 2월 동파로 인해 배수관로에서 물이 떨어진 것"이라며 "충진되어 제품화된 사실은 절대 없었으며 충진통의 양념은 모두 즉시 폐기하고 동파는 수리 완료해 현재는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바닥에 유충 및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모습에 대해서는 "휴일 증숙실(찜기) 하수 쪽 구석 바닥에서 틈이 벌어진 것을 발견하고 공무팀과 방제 업체에서 모두 처리했다"며 "휴일이라 증숙기가 작동되지 않았고, 찜통은 모두 밀폐되어 쪄지기 때문에 벌레가 유입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나예은(nye870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