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에서 콘텐츠사용료 갈등을 유발하는 '선공급 후계약'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또 나왔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료방송을 둘러싼 대가산정 분규가 지속되고 있다"며 "블랙아웃(송출중단)까지 된 경험이 있다. 대가 산정 기준을 만드는게 제일 중요한데 거기까지 못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힌 계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우 의원은 "유료방송을 활성화하는데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사고하면 안된다"며 "대가산정 기준과 예외기준, 별도의 진흥 법 이런 것들을 만들어서 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한국 소꿉놀이 등을 소재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 제작사에 적절한 비용을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 의원은 "넷플릭스가 잘한건 편당 28억의 제작비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국나 방송국의 드라마 제작비 평균 단가가 1억"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어 "28배의 돈을 주니좋은 제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봐서는 오징어 게임 같은건 만들수가 없는 것"이라며 "다른 제작사에 28억원 주면 오징어게임보다 더 좋은 드라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작사를 중심으로 한 진흥 정책을 펴지 않는한 국내의 플랫폼에선 도저히 이런 콘텐츠를 만들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유료방송 대가 산정 문제에 있어서 제작사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우 의원에 지적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과기부는 유료방송 시장 대가산정 기준을 두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유료방송사업자(케이블·위성·IPTV)와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선공급 후계약' 관행은 유료방송 시장의 대표적 문제로 손꼽힌다. CJ ENM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KT 등 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업자 간 공급계약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PP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콘텐츠를 먼저 공급하고 채널 공급에 따른 대가를 가격을 정하는 이른바 선공급 후계약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