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층간소음 분쟁 사례는 매우 많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웃고 가족의 정을 확인하는 추석 연휴지만 층간소음 차원에서는 다르다. 위층 형제가 칼부림에 죽고, 두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얼마 뒤 화병으로 사망하는 역대 최악의 층간소음 분쟁사건, 2013년 서울 면목동 아파트 층간소음 살인도 설 명절 연휴에 발생했다.
명절이라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휴가가고 없는 경우가 많아 하소연할 길도 없고, 분노를 삭이며 연휴 기간 내내 호텔에서 지냈다는 집도 있다.
반가운 사람끼리 모이면 즐겁고, 즐거우면 웃고 떠들고 마련. 하지만 혼자 사는 단독주택이 아니라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이라면 아래층 위층 옆집도 생각해야한다.
그동안 쌓였던 분노가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모이는 명절에 더욱 심해져 이를 계기로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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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기간 아래윗집이 약간만 상대를 배려하고, 미리 준비하면 무사히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배려하면 좋을 지도 함께 알아본다.
#사례
박혜민(가명)씨는 2017년 초에 몸이 불편한 홀어미니를 간호하기 위해 남편과 아이들을 설득하여 엄마가 살고 있던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
이전에 살던 빌라에서도 약간의 층간소음 들렸지만, 크게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아파트는 더 낫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사한 지 일 주일 정도 흐른 뒤 윗집의 어른이 걷는 발망치 소리, 의자 끄는 소리, 문 닫는 소리 등 각종 소음에 들리기 시작했다. 엄마는 별거 아니라고 했지만, 박혜민씨는 위층에 직접 찾아가서 항의를 하고, 관리소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자신의 항의로 위층에서 매트도 깔고 노력하는 모습에 근근히 몇 개월을 참고 지냈다.
그런데 그해 추석 명절, 아침에 집이 무너질 정도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어른들의 발망치 소음,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음이 발생했다. 명절에 식구들이 모인 것이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아파트 관리소에 전화를 했다. 경비원들마저 명절 휴가를 가고 출근한 사람이 없어 자기들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
하는 수 없이 직접 올라갔지만, 아들 며느리와 손녀들이 놀러온 상황에서 차마 초인종을 누를 용기가 나질 않았다.
집에서 참고만 있으려니 도저힘 참을 수 없어 엄마, 남편, 아이들을 설득하여 명절 연휴 동안 호텔에서 생활하고 연휴가 끝나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