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노치 작아지는 것 외엔 외형 변화 거의 없어
위성 통신 기능은 빠져
국내는 내달 8일 출시
애플 아이폰13 기본형의 5가지 색상. 애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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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4일(현지시간) 새로 개발한 칩을 넣어 성능을 개선하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아이폰13 시리즈를 선보였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신형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전작인 아이폰12 시리즈와 같이 6.1인치 화면의 기본형과 5.4인치 미니, 프리미엄 제품인 6.1인치 프로와 6.7인치 프로맥스의 4가지로 구성됐다.
외부 디자인에선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화면이 조금 넓어졌다. 얼굴 인식 등에 쓰이는 전면 카메라가 20% 작아지면서 화면 상단 가운데를 가리던 검은 노치(움푹 패인 부분)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전면 화면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어떤 스마트폰보다 견고한 세라믹 실드를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자체 개발한 ‘A15 바이오닉’을 넣어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개선했다. 애플은 5나노미터(nm) 기술에 150억개 트랜지스터,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 5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해 주요 경쟁 제품보다 각각 50%, 30%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전력 효율이 좋아지면서 전작에 비해 배터리 소모 시간이 미니와 프로는 1시간30분, 기본형과 프로맥스는 2시간30분 늘어났다.
아이폰13 시리즈의 동영상 촬영에 도입된 시네마틱 모드 사용 장면. 애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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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의 동영상 촬영에 ‘시네마틱 모드’를 도입했다. 한 화면 안에 특정 인물이나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배경은 흐리게 해 영화처럼 보이게 하는 촬영 기법이다. 초점을 맞춘 인물이 이동하면 알아서 따라가고, 화면 속 다른 인물로 자동으로 초점을 옮길 수도 있다. 촬영 중은 물론 촬영 후 영상을 보면서 시네마틱 모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전작에선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에만 탑재됐던 센서 시프트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이 아이폰13에선 다른 모델로도 확대됐다. 프로와 프로맥스 등 프로 모델엔 화면의 초당 프레임이 10㎐에서 120㎐까지 바꾸는 가변 주사율 기능이 들어갔다. 평소에 주사율을 낮춰 배터리를 아낄 수 있다. 프로 모델에는 특수 카메라로 찍어야 했던 2㎝ 거리의 초근접 확대 촬영이 가능해졌다. 또 3개 렌즈 모두에 야간 촬영 모드가 도입됐다.
관심을 모았던 위성 통신 기능은 아이폰13에 들어가지 않았다. 위급한 상황에 이동통신 전파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 위성으로 통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인데, 정보통신(IT) 유력 매체들은 애플이 올해나 내년 신제품에 이 기능을 넣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아이폰13 프로의 4가지 색상. 애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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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3 시리즈는 미국, 일본, 중국 등 1차 출시국에서 오는 17일 사전 주문을 시작하고 24일 공식 출시된다. 한국에선 내달 1일 주문을 시작하고 8일 출시된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가격을 전작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국내 출고가는 아이폰13 기본형이 109만원, 미니가 95만원, 프로가 135만원, 프로맥스가 14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번엔 최소 저장용량을 2배 높여 128GB(기가바이트)부터 시작하며, 프로 모델엔 1TB(테라바이트)가 새로 추가됐다. 애플이 신제품 가격을 동결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Z폴드3·플립3의 인기를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색상은 아이폰13 기본형과 미니가 핑크, 블루,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프로덕트레드의 5가지, 프로 모델이 그래파이트, 골드, 실버, 시에라 블루 등 4가지다. 아이폰12 출시 때 빠지고 6개월 후에 따로 내놨던 퍼플(보라) 색상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에선 아이폰13에 대해 기술적으로 큰 개선이 없어 다소 실망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약간 더 큰 화면, 더 빠른 속도, 더 나은 카메라를 갖췄지만 주요한 발전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아이폰 역사상 가장 약한 업그레이드일 수 있다”며 “아이폰 소유자가 폰을 교체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고 평가한 칼럼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