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한, 사전청약 확대에도 매물 부족 영향…매도우위 현상 이어져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은행권 대출 제한과 정부의 사전청약 확대 공급 발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 노원, 강서, 금천, 관악 등 교통망 확충 기대감이 높고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곳이 오름세를 견인했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랐다. 서울은 노원, 금천, 관악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하는 분위기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10%, 0.11% 상승했다.
노후주택 비율이 높아, 정비사업과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관악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입지적 장점이 덜하고 지은 지 1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의 경우 국민 평형 전용 84㎡가 10억원대 선을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관악구에서는 올해 10억원을 웃도는 거래가 속속 이뤄지며 '10억 클럽'에 가입한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벽산블루밍(2005년 7월 입주)' 전용 84㎡는 이달 2건의 매물이 10억3천만원(12층), 10억5천만원(21층)에 거래됐다. 단지는 올해 5~7월 9억원 중반대로 소폭 하락하면서 조정을 받는 듯 보였으나, 이달 다시 10억원대를 금세 회복했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올해 1월 모두 7건이 거래됐다. 9억2천200만원(21층)~10억4천500만원(16층)대에 팔렸다.
단지 맞은편에 있는 3천544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 '관악드림타운(동아, 2003년 9월 입주)' 전용 84㎡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보인다. 단지의 전용 84㎡는 이달 11억3천500만원(11층)에 실거래됐다. 이는 단지의 신고가에 해당한다.
6개월 전인 지난 3월 동일면적대 매물은 10억원(19층)에 거래됐다. 6개월 새 약 1억3천500만원 상승했다.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해 6억원대 후반에서 9억원대에 줄곧 거래되다 올해 2월 첫 10억 클럽에 진입했다.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해 1월 6억6천900만원(3층)~7억3천만(5층)원에 3건의 매물이 팔렸다. 1년 9개월 새 4억원이 넘게 올랐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원에 있는 '벽산블루밍'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단지와 맞닿은 봉천4-1-2구역에서는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5만5천455㎡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8층, 9개 동, 997세대 규모의 단지가 들어선다. 지난해 3월 이주를 완료하고, 현재 철거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분양에 나설 전망이며, 시공사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봉천4-1-2구역 전용 84㎡ 조합원 평균 분양가는 6억1천만원대이며, 일반 분양가는 약 8억 초·중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인근 동일면적대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달 기준 노후단지와 비교해도 3~4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
'봉천성현동아(2000년 5월 입주)'는 지난달 매물 2건이 연이어 10억대에 거래되며,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10억원(23층), 10억3천800만원(13층)에 팔렸으며, 13층 매물은 단지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단지의 전용 84㎡는 올해 초 줄곧 9억원대 선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10억원대 고지를 넘어섰다.
6개월 전인 지난 1월 동일면적대 매물은 9억500만원(17층), 9억3천2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6개월 새 약 1억3천만원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에는 동일면적대 매물 1건이 8억4천만원(18층)에 거래됐다. 1년 새 2억원 가량 상승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1년 3개월째 유지해온 기준금리가 연 0.75%로 0.25%포인트 상승했다"며 "금융권 대출 한도 축소 움직임에 사전청약 공급 추가 확대,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매수 심리는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공급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전세난, 대선 이슈 등으로 수요초과 현상이 계속돼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