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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다한 세상 소식

대구식당 욕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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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 가운데에서 차량에 짐을 싣던 식당 관계자가 주변 차들의 항의에 오히려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이 해당 식당 주소를 찾아 이른바 '별점 테러'로 응징을 가하고 있다. 별점 테러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업체에 혹평을 남겨 리뷰 점수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별점 테러는 서비스가 부실하거나 비양심적인 행동을 한 식당을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각에서는 여러 사람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한 반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봐 주세요. 억울해서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지난 19일 오후 3시15분께 대구 대실역 근처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가족들과 식사하러 코너로 진입하던 중 렉스턴 차량이 길 한 가운데 주차하고 짐을 내리고 싣는 것을 발견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 앞, 뒤 차량이 못 지나가고 있었다. 제 뒷 차 운전자 분은 짧게 경적을 눌렀는데, 렉스턴 차주는 그걸 듣고도 당당하게 방치하길래 제가 경적 1.5초 정도를 누르자 욕설이 돌아왔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게시된 글에 작성자가 첨부한 영상을 보면, 경적 소리가 들리자 인근 식당에서 렉스턴 차량 쪽으로 짐을 옮기던 또 다른 남성이 다가와 작성자를 향해 "가세요, 가세요 듣기 싫으니까"라고 소리를 지른다. 이후 차주도 가세해 "짐 싣는데 XX", "그렇게 갈 데가 없나" 등 욕설을 퍼붓는다.

이에 대해 작성자는 "주변 상인들도 지켜만 보고 말리지 않았다"라며 "저 골목에 있는 식당들을 친구들과 안 가본 적이 없는데 이제 이쪽 식당들은 다 안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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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확산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영상에 촬영된 주변 정보 등을 종합, 해당 골목길과 식당 주소를 찾아냈다. 이들은 카카오맵 등 지도 앱에 등록된 해당 식당의 리뷰 정보에 혹평을 도배하는 '별점 테러'를 가했다.

욕설 논란이 불거진 대구 식당의 어플리케이션(앱) 정보란에 이른바 '별점 테러'가 가해진 모습.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별점 테러로 인해 이 식당 상호명은 지도·배달 앱 등에서 한동안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실제 리뷰 정보에 적힌 혹평 댓글들을 보면, 누리꾼들은 별점 최하점인 1점을 매기고 "여기가 그 XXX가 한다는 식당 맞나요? 성지순례 왔다", "(돌아)가라고 맛집인가요", "왜 도로 한복판을 막고 교통 방해 하냐" 등 비난을 쏟아냈다.

스마트폰 지도·배달 앱 등에 등록되는 리뷰 정보인 별점은 업체의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주로 앱을 통해 방문하고 싶은 식당을 검색하는데, 이때 업체의 질을 가장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별점이기 때문이다. 일부 배달 앱은 평균 별점이 높은 순으로 식당 목록을 순서대로 정렬하기 때문에 홍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모바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배달의 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세개 배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총 2921만건을 기록해 사실상 국내 성인 인구 대다수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별점과 리뷰 점수가 요식업체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별점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서비스가 형편 없거나 비양심적인 업주들을 응징하기에 용이하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지나치게 잔혹한 사실상의 '사적 응징'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별점 테러를 당한 해당 대구 식당은 23일 간판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별점 테러가 다소 잔인한 면이 있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를 조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식의 대대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업주들도 빨리 불만을 알아차리고 문제점을 고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 회사원 B(28) 씨는 "별점 하나에 식당 하나가 순식간에 망할 수도 있다. 순식간에 여러 명의 생계가 달린 직장이 날아가는 셈"이라며 "애초에 가게가 망하라는 의도로 별점을 올리는 것은 아닐텐데 지나치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한편 별점 테러가 벌어진 해당 대구 식당은 현재 간판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보배드림'에는 '대구식당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해당 식당) 간판 철거하고 카카오 맵에서 가게가 삭제됐다"라며 실제 간판을 철거하고 있는 식당 사진을 게재했다.

다만 "새로 간판을 바꾸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장사할 거라는 의심도 든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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