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가석방 심사 기준 · 절차…이재용은?<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9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여부를 심사하는 위원회가 열리잖아요. 위원회가 열리는 만큼 이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요건은 충족이 된 상태인 거죠?
<기자>
사실 그동안 가석방 기준은 법 실무와 기준이 좀 달랐습니다. 형법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유기징역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형 집행의 3분의 1 이상을 채워야 가석방 대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그동안 관례상 형기의 80% 이상을 복역한 사람들에게만 가석방을 허가해왔거든요. 그러다가 최근에 가석방 심사기준 60%로 낮췄습니다.
지난달 말로 형기의 60%를 채운 이 부회장도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른 거죠. 가석방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이뤄지는데요, 법무부는 이번 8월은 광복절에 맞춘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오늘 열리는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가석방 대상자로 선정되면 이번 주 금요일이죠. 13일 오전에 석방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가석방 절차가 좀 궁금하기는 합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교정시설별로 가석방 예비심사가 있는데요, 이 부회장은 이미 이건 통과한 거고요. 그다음 과정이 오늘 열리는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적격심사입니다.
심사위원회 표결을 통해서 가석방 적격 결정이 내려지는데요, 위원들에게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가석방심사위원회에 들어가 있는 위원들은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위원장이고요. 또 검찰국장과 교정본부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외부위원은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변호사, 또 대학교수 3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빠르면 오늘 여기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는지 알 수 있고요. 또 마지막으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최종 승인을 거쳐서 가석방됩니다.
<앵커>
지금 상황을 보면 이 부회장의 가석방 쪽으로 무게가 실려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결과는 최종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그러면 만약에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고 치고요. 그러면 바로 가석방에서 나오자마자 현업에 복귀해서 경영 활동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면은 그게 가능한데요. 가석방은 조금 어렵습니다.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입니다.
이 부회장에게 걸려있는 취업제한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원칙적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또 가석방 신분이어서 해외 출장도 제한이 되는데요, 해외에 나갈 때마다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요. 출국 목적이 명확할 때에만 승인이 떨어집니다.
여기에다가 이 부회장의 또 다른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사건이 1심 재판 진행 중이라서 매주 목요일마다 법원에 출석해야 하고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도 현재 기소돼있거든요. 이 사건의 정식 재판도 이번 달 19일부터 열립니다.
그래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더라도 온전히 경영활동에 집중하기는 힘들 거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서 우리 경제를 위해서는 좀 필요한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죠.
<기자>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센데요, 최근에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1천56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또 이 부회장 가석방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요. 이 부회장과 삼성의 기업 활동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하루 이틀 정도 관심을 끌 이슈는 되겠지만 주가가 대폭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내년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인데요, 이게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와는 관계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다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면서 3분기에는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나 또 투자하려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 부회장의 복귀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갖고 매수하는 건 좀 신중하셔야겠습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